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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블루보넷 2022. 3. 6. 07:51

1990년대 초에 호주 시드니에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일주일에 번씩 운행했다. 

 

나는 왼쪽 갑상샘에 혹이 생겼다. 혹시 갑상샘암으로 전이 될까 , 수술하기로 했다. 당시 호주에서, 나는 학교에 다녔다. 내가 수술하게 되면, 어린 살짜리 아들을 돌볼 사람이 없었다. 

 

친정아버님께서 아들을 데리러 오셨다. 2 동안 아들은 외할아버지와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들은 외할아버지와 아주 친해졌고, 외할아버지를 좋아하게 되었다. 우리는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3시간 떨어진 뉴캐슬에서 살았다. 아들과 차로 시드니 공항까지 갔다. 아들은 자신이 한국으로 외할아버지와 함께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신났다. 보딩 패스하는데, 우리 부부는 아들이 우리를 보지 못하게 테이블 밑으로 숨었다. 우리 부부는 숨어서 아들을 보고 있었다. 외할아버지 등에 업어서 가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뒤돌아 보았다. 외할아버지 등에서 내려오려고 발버둥 치면서, 결국 아들은 외할아버지와 함께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 했다.

 

그때 당시 시드니 국제 공항은 전부가 유리창으로 되어 있었다. 밖을 훤히 수가 있었다. 대한항공 비행기는 하늘색에 태극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하늘로 날아가고 있는 아들이 비행기를 바라보았다. 비행기는 하늘 높이 떠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눈에는   대한항공 비행기가 파랑새처럼 보였다. 파랑새가 눈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멀리멀리 사라져가는 파랑새가 한점으로 보였다. 이제 눈에 푸른 하늘만 보였다. 

 

파랑새는 사라졌고,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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